中, 노벨문학상 ‘모옌 논쟁’… “체제순응 부역작가” 비판론 제기
입력 2012-10-12 18:49
모옌(莫言·57)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뒤 12일 중국 안팎에서 때아닌 ‘모옌 논쟁’이 벌어졌다. 관변 중국 문단은 환호하고 있지만 지식인 계층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그의 작품들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이미 품절되는 특수를 누리고 있고 중국 증시에서는 ‘모옌 관련주’가 뜨는 현상도 나타났다.
관변 단체인 중국작가협회는 11일 밤 발표한 축하 성명에서 “모옌의 수상은 국제 문단이 중국 현대문학과 작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중국 문학이 세계적 의의를 갖게 됐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은 모옌의 작가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림원이 그를 수상자로 결정한 것은 체제 순응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옌은 중국 지식인과 작가를 탄압한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 문예 좌담회 연설’ 70주년을 맞아 올해 기념집 출판에 참여해 ‘부역 작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모옌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가 주도했던 창훙다헤이(唱紅打黑·공산당을 찬양하고 범죄를 소탕함)를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시를 지난해 11월 8일 텅쉰(騰訊) 웨이보에 올린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시는 “창훙다헤이 기세가 한창이구나, 온 나라가 목을 빼고 충칭을 바라보고 있네”라고 시작한다.
그러나 소설가 겸 시인인 베이춘은 “작가는 성인(聖人)이 아니며 정신적 모순이 허용된다”면서 모옌을 지지했고 1989년 천안문(天安門)사건 당시 학생지도자로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링(柴玲)은 중국의 한자녀 정책의 잔혹상을 비판한 소설 ‘개구리’를 예로 들면서 그를 옹호했다.
모옌은 수상 발표 뒤 11일 저녁 홍콩 봉황TV와의 전화통화에서 “침묵 또한 일종의 자유”라면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글 쓰는 것이지 모두가 루쉰(魯迅)처럼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뒤인 12일에는 AFP통신에 “나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읽어 본다면 엄청난 압력 아래 그것들이 쓰여졌고 그 과정에서 내가 위험에 처하기도 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