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내 진가를 몰라봤지”… 롯데-두산 준PO 용덕한·최준석 등 이적선수 맹활약
입력 2012-10-12 18:34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다고 했던가. 올 시즌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준PO)는 이적 선수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시리즈였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부터 우완 사이드암 김성배를 두산으로부터 영입했다. 이어 안방을 더욱 탄탄하게 하기 위해 시즌 중 포수 용덕한을 데려왔다. 준PO에서 이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패넌트레이스 타율 0.246, 홈런 1개에 그쳤던 용덕한은 준PO에서 친정인 두산을 맞아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준PO 3차전까지 용덕한은 0.333의 타율에 홈런 1개를 터뜨리며 팀의 초반 2연승을 주도했다. 1차전에서는 연장 10회 5-5 동점 상황에서 득점의 물꼬를 트는 2루타를 터뜨렸으며, 2차전 9회에는 결승 솔로포를 작렬하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수비에서도 1차전 경기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강민호의 빈자리를 말끔히 메웠다.
준PO 세 경기에 모두 등판한 김성배는 3¼이닝을 던져 1실점,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 10년차로 정규리그에서 69경기에 등판, 3승4패 2세이브, 14홀드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의 핵심으로 떠오른 김성배는 준PO에서도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속 140㎞를 넘는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를 던지는 김성배는 친정 두산을 상대로 한 첫 포스트시즌에서 위축되지 않고 과감한 투구를 선보였다.
이에 맞서 두산은 롯데 출신인 최준석과 이원석이 분전하고 있다. 2001년 이대호와 함께 롯데에 입단한 최준석은 2007년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두산 클린업트리오의 한 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최준석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0.250, 6홈런 30타점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준PO 1, 2차전도 타격감이 회복되지 않아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최준석은 준PO 3차전 자신이 첫 프로무대를 밟은 사직구장에서 투런포를 쏘아올려 친정팀을 울렸다. 2008년 홍성흔의 자유계약(FA) 보상선수로 두산에 새 둥지를 튼 이원석은 3루수로서 물샐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이적 선수가 더욱 분발하는 이유는 친정팀을 만나면 더욱 경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용덕한은 “솔직히 트레이드가 됐다는 것은 두산이 나를 전력외로 평가한 것”이라며 “그래서 나의 가치를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