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캠퍼스 선교] 서울 무학교회 이상갑 청년부 담당 목사의 ‘선교 해법’

입력 2012-10-12 20:18


“캠퍼스 선교의 해법이요? 오직 제자양육입니다.”

서울 행당동 무학교회(김창근 목사)에서 11년째 청년부를 맡고 있는 이상갑(43) 목사의 답은 너무 뻔했다. ‘이 시대 최고의 미전도 종족이 한국의 대학생’이라는데, 현장의 사역자는 “깊이 있는 말씀을 통한 제자양육”만 언급하고 있으니 솔직히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2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내린 결론은 이보다 더한 대안은 없다는 거였다.

이 목사는 최근 학원복음화협의회에서 발표한 기독 대학생 비율이 17.2%라는 데 대해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고 평했다. 실제 사역의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는 얘기다.

“캠퍼스 축제 현장을 갈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다 못해 참담합니다. 캠퍼스의 영적 무너짐을 제 눈으로 선명하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캠퍼스 선교단체에는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 그 결과 지역 교회들의 청년대학부도 어려워졌다. 일례로 10년 전 120명의 학생이 모였던 A선교단체의 경우 40~50명 선으로 줄었다. B선교단체 역시 100명에서 30∼40명 선으로 급감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교회들도 마찬가지다. 10년 전 500∼600명의 대학생이 모이던 서울 중구의 한 교회는 현재 150명 정도 모인다고 했다. 무학교회도 전체 청년부의 35% 정도만 대학생이다.

“3∼4년 전부터 지방에 계신 학부모님들이 서울로 대학 온 자녀들이 교회에 잘 출석하냐고 전화를 합니다. 그 학생들 교회에 안 나오거든요. 고등학생 때까지 부모 밑에선 신앙생활을 한 그들이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 대학에 와보니 신세계가 펼쳐진 것입니다. 교회학교에서 제대로 말씀 훈련을 받았다면 절대 세상에 가치를 두지 않았을 텐데요. 이처럼 교회에 다니던 학생들조차 믿음을 저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들을 다시 교회로 인도할 방법이요? 일차적 접촉점이 바로 캠퍼스 선교단체입니다.”

선교단체를 통한 학생 전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벤트나 재미를 주는 문화적 방법들을 동원할 수 있겠으나 이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지속적인 말씀 주입과 제자양육, 선교단체들이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열정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지역교회로 학생들을 연결해준다. 그럼 교회들은 학생들에게 작은 예수의 삶을 가르친다. 말씀을 붙들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연약한 곳을 찾아다니며 섬기고 창조적인 일을 하라고 권면하는 게 교회의 몫이다.

“우리교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컴패션과 결연하도록 했는데 84명이 참여했습니다. 그들에게 섬김과 나눔이라는 좋은 성경적 가치를 안내해준 것입니다. 남아공 선교팀은 유치원을 세워주고 매월 어린이 간식비 교육비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교팀은 북한 사역을 돕고 있고요. 이처럼 청년들로 하여금 교회 안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세상과 민족 열방을 품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꼭 나가는 것만이 선교가 아닙니다. 이런 게 선교요 구제입니다.”

이와 함께 교회는 캠퍼스 간사들을 적극 후원해야 한다. 이 목사는 “캠퍼스 간사야말로 한국교회의 미래를 세우는 선교사”라며 “교회는 간사들을 캠퍼스 선교사로 파송하고 무조건적인 지지와 후원, 중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이라는 미전도종족의 복음화는 이렇게 캠퍼스 선교단체와 지역교회가 연합할 때 이룰 수 있다.

한편 이 목사는 오는 29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리는 ‘제7기 청년 사역자 훈련학교’에서 소그룹 제자양육에 대해 강의한다. 청년, 대학부 사역자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훈련학교는 다음 달 26일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