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곰, 살아났다… 벼랑 끝 두산, 최준석 투런포 앞세워 반격 1승
입력 2012-10-12 00:37
과거의 기억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5전3선승제로 진행되는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2연패를 당해 낭떠러지로 몰린 두산이 적지에서 3차전을 잡으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두산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최준석의 홈런포를 앞세워 7대 2 낙승을 거뒀다. 두산은 2010년 롯데와의 준PO에서도 잠실구장에서 2패 후 사직구장에서 반전에 성공하며 3승2패로 PO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두산에게 사직구장은 약속의 땅이 됐다. 두산은 2009년 이후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PO에서 5전 전승을 거두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또 침묵했던 타선과 불안했던 계투진이 살아나며 4차전 이후 희망을 걸 수 있는 소득도 함께 얻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홈인 사직구장에서 또다시 패배를 당한 롯데는 2년 전 데자뷔에 몸서리쳤다. 롯데는 2008년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준PO이후 홈 7연패라는 불명예를 가지게 됐다. 2000년 마산 삼성전 준PO까지 합치면 준PO 홈 9연패다. 실망한 롯데 팬들은 패색이 짙던 7회초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두산 김진욱 감독의 승부수가 적중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6홈런 30타점으로 부진, 1·2차전 엔트리에서 뺀 ‘거포’ 최준석을 5번 타자에 선발 배치했다. 그리고 최준석은 곧바로 이에 화답하듯 1-0으로 앞서던 1회초 2사 1루에서 롯데 라이언 사도스키의 구속 120km짜리 커브를 그대로 왼쪽 담장으로 넘겨버렸다.
이후 두산은 2회말 선발 이용찬의 보크와 상대 김주찬의 적시타로 2점을 내줬지만 김창훈, 변진수, 홍상삼, 김상현, 스캇 프록터가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으며 더이상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두산은 7회초 오재원의 3루타 등으로 4점을 쓸어담으며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오재원은 이 3루타 덕분에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롯데는 선발 사도스키가 1이닝도 막지 못하고 3실점으로 물러난데 이어 믿었던 최대성이 흔들리며 3차전을 내줬다. 김선우(두산)와 고원준(롯데)이 선발로 나서는 4차전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에 열린다.
부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