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귀순’ 북한군 병사, 다른 부대도 두드렸다

입력 2012-10-11 19:14

경비대 출입문에 노크 20∼30명 근무… 감지못해

지난 2일 강원도 고성군 육군 22사단 최전방 소초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GOP(일반전방소초) 생활관 문을 노크하기 전에 동해선 경비대 출입문도 두드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비대에서 아무 반응이 없자 30m 떨어진 생활관까지 간 것이다. 당시 경비대에는 병사들이 있었지만 북한군이 내려와 문까지 두드리는 걸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동해선 경비대는 남북관리구역 동해지구 출입관리소(CIQ)를 경비하는 부대다. 2층 건물에 20∼30명이 근무한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1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귀순자가 1층 현관문을 두드렸다. (노크를) 듣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영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은 “야간에는 쉬는 부대여서 오후 10시쯤 취침한다. 불침번은 건물 내부를 살피러 다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귀순 병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4시쯤 군사분계선(MDL) 북쪽 50㎞ 지점 부대를 이탈해 2일 오후 8시쯤 북측 철책에 도착했다. 오후 10시30분쯤 비무장지대(DMZ)를 지나 남측 철책에 도착한 뒤 오후 11시 철책을 넘었다. 오후 11시10분 생활관에 도착했고 오후 11시19분 신병이 확보됐다. 당시 제1소초는 병력이 부족해 외부 경계 인원이 없었다고 합참은 밝혔다.

22사단은 합참에 CCTV로 북한군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가 다음 날인 3일 오후 노크로 알았다고 정정 보고했다. 합참 상황실 장교가 상부에 전달하지 않아 정 의장은 지난 8일 국감에서 CCTV로 발견했다고 답변했다. 소초 CCTV는 2일 오후 7시23분부터 3일 오전 1시8분까지 작동하지 않아 귀순자의 움직임이 녹화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군이 큰 실망을 안겼다. 책임자를 엄중문책하고 경계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라”며 질책했다. 》관련기사 7면

최현수 군사전문기자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