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 ‘R의 공포’에 손들었다

입력 2012-10-11 19:14

한국은행도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에 손을 들었다.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가 연 2%대까지 인하되기는 20개월 만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돈 풀기’를 선택했지만 때를 놓쳐 경기부양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은은 또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크게 낮췄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은 물론 내수, 투자 등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음을 공식화한 셈이다. 특히 대내외 여건이 나빠 내년 말까지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하했다.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하기엔 경기침체 속도나 폭이 빠르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3.0%까지 내린 뒤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했었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리게 된다. 은행 예금 등에 묶였던 돈이 돌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업·개인 등의 투자가 활성화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올라 수출 가격경쟁력도 개선된다.

한은이 ‘팽창적 통화정책’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경기가 나쁘기 때문이다. 한은은 경기침체 정도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갭률이 올 3분기와 4분기에 모두 -0.2%를 기록하고, 내년 상·하반기에는 -1.0∼-1.3%로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진다고 예측했다. 경기침체가 내년 말까지 길게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4%, 3.2%로 내렸다. 2.4%는 국내외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대내외 경제 요인이 크게 악화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며 “지금 대처하는 것이 상황 악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찬희 강준구 이경원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