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전쟁] 安 “지금와서 정당후보論 어처구니없다” 文에 화살
입력 2012-10-11 21:47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11일 “지금 와서 정당후보론을 꺼내는 게 어처구니없다”며 민주통합당의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재차 비판했다. 안 후보는 청주교대 강연에서 “무소속 대통령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겠냐고 물었는데 지금은 그 질문을 할 때가 아니다. 의아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날 ‘여소야대로 끌려다닐 바엔 차라리 무소속 후보가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대놓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에 쓴소리를 한 것이다.
그는 “국민들이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통령이 소속된 당을 압도적 다수당으로 만들어줬지만 오히려 같은 정당 안에서 패가 갈려 손가락질하며 탈당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렇게 정당 스스로 대통령을 무소속으로 만들어 왔다”고 지적했다. 임기 말이면 여당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던 전례와 친노, 친박 등 여야 정당의 계파 정치를 꼬집은 발언이다.
이어 “낡은 정치 시스템을 바꿔 국민이 믿을 때 무소속 대통령이 가능하냐고 물어봐야 한다”며 “그때가 되면 저에게 국민들도 ‘당에 들어가라’ ‘어떻게든 단일화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국민에게 식상한 정당후보론을 내세우는 (민주당의) 모습이 딱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정당 개혁 방안이 뭐냐고 (저에게) 물어본다. 이는 자기 집 대문을 수리해야 하는데 옆집에 가서 방법을 물어보는 것과 같다. 국민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것”이라고 했다. 출마 선언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의 조건으로 내건 ‘정당 쇄신’ ‘국민 동의’에 대해 “말만 있고 구체적 방안이 없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대응으로 풀이된다.
또 문 후보 측 신계륜 특보단장이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무소속 대통령은 이상에 가깝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서도 “어떤 분은 현실이 이상과 다르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면서 꿈을 이룰 수는 없다”며 “이 말을 하는 순간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안 후보의 ‘정당후보론’ 비판 발언에 대해 문 후보는 “아유 정말, 그렇게 험한 말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진선미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발언을 내심 불쾌하게 생각하면서도 캠프 간에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직접 대응은 자제한다는 분위기다.
대신 민주당은 단일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 후보 측에 대한 압박 공세를 강화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정치학자 중 그 말(무소속 대통령)에 동의할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안철수 돌풍’은 불신을 받고 있는 기성정당이 거듭나라는 것이지, 무소속이 낫다는 민심의 표현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후보는 대전 항공우주연구원과 세종시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등 이틀째 충청권 표심을 공략했다. 그는 “세종시가 자족하기 위해서는 저녁에도 많은 분들이 거주할 수 있게 교육 문화 의료 등의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스리랑카에서 낙뢰 사고로 숨진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안 후보는 “참여와 헌신을 실천하는 청춘들이었다. 못다 이룬 가슴 아픈 꿈들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대전=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