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정책 사령탑 부총리 격상…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직책 맡을듯
입력 2012-10-11 18:47
중국 국무원 내 외교정책 담당 수장이 부총리로 격상돼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이 자리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외교라인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동시에 강화하기위해 18차 당 대회 이후 이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당 중앙위원(204명)인 왕후닝은 정치국 위원(25명)으로 승진,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힘을 갖게 될 것으로 관측됐다. SCMP는 이 경우에도 외교부장 직제는 계속 유지돼 장즈쥔(張志軍) 외교부부부장이 차기 외교부장으로 유력하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리비아 사태 당시 외교 당국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던 이래 외교라인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대두됐다.
더욱이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데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영유권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외교 분야에 대한 군부의 입김이 만만치 않은 것도 국무원 내 외교 사령탑을 격상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서 외교 사령탑은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이지만 당에서 중앙위원에 불과해 외교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외교부장인 양제츠 역시 중앙위원이다.
왕후닝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양측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 데다 당 최고지도부의 업무를 총괄하는 중앙서기처에서 경험을 쌓는 등 외교정책 사령탑으로 적격인 경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상하이사범대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했고 90년대 중반까지 푸단대에서 국제정치학과 교수를 지냈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서 방문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과거 부총리급이 이미 외교 수장을 맡았었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10년간 총리와 외교부장을 겸임했다. 그 뒤에도 부총리였던 천이(陳毅)와 지펑페이(姬鵬飛)가 외교부를 이끌었다. 부총리와 외교부장을 겸임했던 첸지천(錢其琛)이 1998년 물러난 이후 지금처럼 외교 사령탑의 직급이 한 단계 낮아졌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