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인하]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 ‘정크’ 직전

입력 2012-10-11 18:53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0일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2단계 낮췄다. BBB-. 투기등급 바로 위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S&P는 “스페인 중앙정부와 지역정부 모두 현재의 경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유로존 국가들도 스페인 은행을 구제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를 설명했다. 신용등급 강등이 스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로존 전체의 의지를 문제 삼고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도 이미 스페인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바로 위인 BBB3까지 내렸고, 피치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위인 BBB 등급으로 평가했지만 전망은 ‘부정적’이다. 뉴욕 BK자산운용의 캐시 리언 국장은 “스페인 신용 강등은 유로화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S&P에 이어 무디스까지 등급을 하향조정하면 실제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은 실업률이 25%에 육박하고, 일자리는 2년째 줄어들고 있다. 세금 수입은 급감한 반면 실업급여는 늘어나 스페인 정부는 올해 유럽연합(EU)과 합의한 재정적자 목표치 6.3%(국내총생산 대비)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 정부는 EU에 1000억 유로 지원을 추가 요청해놓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국가부도를 의미하는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스페인 국채를 기피하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라호이 총리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 ECB의 지원을 받는 대신 치러야 할 대가가 가혹하기 때문이다. 바로 의료보험·교육비·실업구제 등 사회복지 비용의 대폭적인 감축이다. 스페인에서는 여기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S&P는 “스페인 정부가 지원 프로그램에 동의하지 않고 머뭇거릴수록 신용등급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엔 잔혹한 결정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