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막탄·칼 “통과”… 구멍뚫린 인천공항

입력 2012-10-12 00:34

최근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행 항공기를 탄 미국인이 수하물로 부친 가방 안에 연막탄 손도끼 수갑 칼 등이 들어 있었으나 인천공항은 이를 제재하지 않고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지난 5일 LA에서 무기류 소지로 체포된 중국계 미국인 용다 황 해리스(28)가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을 경유했다고 보도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 당국은 당시 이 미국인이 방탄조끼와 방염복을 입은 것을 파악했으나, 수하물 안에 든 연막탄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인천공항은 “방탄조끼는 가짜였고 기내 반입에도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한국 보안 당국이 경유 과정에서 해리스의 수하물에 무엇이 들었는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측은 일본 간사이공항의 검색 상황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검색 과정에서 드러난 허점이 보안검색 요원의 단순한 착오 때문인지, 공항의 보안 시스템 결함 때문이지 조사할 계획이다. AP통신은 인천과 간사이공항의 보안검색 수준이 미국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 정부는 더욱 강력한 보안 기준을 요구하거나 최악의 경우 항공기의 미국 직항을 금지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해리스가 묵비권을 행사해 구체적인 반입 목적과 경위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문제가 된 방탄조끼는 가짜로 확인했다”며 “설사 방탄조끼가 진짜였다고 해도 항공기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수화물 검색에서 발견된 도끼 칼 연막탄 등에 대해선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긴 하지만, 화물로 운송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물품”이라며 “인천공항은 규정대로 보안검색을 실시했고, 통관을 거부할 만한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