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신문 기사·사진으로 들여다본 근대 풍경… ‘경성, 카메라 산책’
입력 2012-10-11 18:20
경성, 카메라 산책/이경민 (아카이브북스·2만원)
요즘 즐기는 골프나 와인이 현대인의 상징처럼 보일지 몰라도 20세기 초에도 골프를 치고, 와인을 즐겼다. 일제강점기 조선 땅에서 말이다. 당시 최첨단 미디어 신문은 골프와 와인 광고를 했다. 심지어 신형차, 박람회 광고도….
이 책은 근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우리가 지금도 이용하는 카페 이발소 미용실 야시장 동물원 박람회 유람버스 등을 말이다. 100여년이 다 된 지금, 그 당시 풍물 가운데 이용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인력거 정도다. 저자는 이 근대의 역동성을 보여주기 위해 일제강점기 발행된 신문 기사를 참조했다. 그리고 텍스트가 갖는 추상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문에 게재된 귀한 사진에 주목했다.
전근대를 벗어나기도 전에 식민시대가 돼 버린 조선. 식민된 우리의 근대는 조선 민중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카페, 서점, 야시장 등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양새일까. 야시장 사람과 유람버스 사람은 또 어떻게 다를까. 저자는 시각문화사라는 큰 틀 속에서 이를 분석한다.
몇 년 전 발간된 유모토 고이치가 쓴 ‘일본 근대의 풍경’ 한국어판을 대하는 것 같은 책이다. 280여쪽을 넘길 때마다 사진 또는 신문광고, 만화 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정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