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푸틴 러 여성 록그룹 멤버 1명 석방
입력 2012-10-11 00:5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조롱하는 노래를 불러 난동죄로 수감됐던 여성 펑크록 밴드 ‘푸시 라이엇’의 멤버 3명 중 1명이 항소심 끝에 석방됐다.
모스크바 항소법원은 10일(현지시간) 밴드 멤버 3명이 제기한 항소를 심리한 결과 이들 가운데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라리사 포리아코바 판사는 “사무체비치가 당시 공연에 잠시만 등장하는 등 가담 정도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법률상의 제한을 위반하거나 다른 범죄를 저지르면 재수감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가 기각된 나머지 멤버 마리아 알료히나와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에 대해서는 1심에서 선고된 2년 징역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들은 이날 법정에서도 “당시 푸틴이 러시아를 내전으로 몰고 가기 위해 온갖 일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등 여전히 푸틴에게 냉소적이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2명의 변호인은 이번 판결에 대해 재항고할 것이며 유럽인권재판소에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법정 방청석에는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가득 들어찼으며 재판정 밖에서도 지지자들이 밴드 멤버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푸시 라이엇 사건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TV 인터뷰에서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이 커져 법원까지 갔다”며 이런 상황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