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극과 극’… 넥센 새 감독에 염경엽 코치 선임, 경륜·나이 등 한화 김응용 감독과 대비

입력 2012-10-10 21:45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나란히 사령탑을 해임한 넥센과 한화가 감독 선임을 놓고 극과 극의 행보를 보였다. 넥센은 젊은 패기와 변화를 위해 염경엽(44) 주루·작전 코치를 내부 승진시켰고, 한화는 경험과 관록을 바탕으로 김응용(71) 감독을 수장에 앉혔다. 넥센이 이름을 무시하고 실리 감독을 뽑았다면 한화는 이름을 보고 신임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넥센은 10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8억원에 염 코치와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염 감독은 2000년 현대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현대 프런트(운영팀)로 근무하다 2007년 현대 수비코치를 지냈다. 2008년부터 LG에서 스카우트와 운영팀장을 맡았다가 2011년 수비코치로 활동했으며, 올해 넥센의 주루·작전코치로 부임했다. 염 감독은 “넥센만의 스타일을 살려 역동적이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염 감독의 나이다. 염 감독은 68년생으로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LG 김기태(43) 감독 다음으로 젊다. 넥센이 화려한 경력과 높은 지명도를 가진 다른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무명 선수 출신을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은 젊은 지도자로서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팀이 뛰는 야구를 구사하면서 팀 색깔이 바뀐 것도 염 감독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도루 99개로 최하위에 그쳤던 넥센은 1년 만에 도루가 8개 구단 전체 1위인 179개로 늘어났다.

반면 한화는 염 감독보다 무려 27세나 많은 김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한화는 풍부한 경험과 관록을 가지고 있는 김 감독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휘어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김 감독의 카리스마는 현장에서 빛나고 있다. 10일 감독 취임 발표 이후 처음 대전구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감독은 ‘신임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곧바로 “프로선수라면 말하지 않아도 뻔히 아는 것 아닌가. 야구 못하면 죽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감독은 또 애제자인 이종범을 이날 연봉 5000만원에 코치로 데리고 왔다. 사령탑 선임을 놓고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넥센과 한화의 내년 시즌 성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