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노인층 취업 느는데… 20대, 5개월째 뒷걸음

입력 2012-10-10 18:53


불황의 골이 깊어지자 고용시장에서 미래의 주인인 20대 청년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장년층과 노인층 취업자는 늘고 있는 반면 이들 20대 청년층 취업자만 줄면서 고용에서 ‘세대 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29세 취업자는 357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6000명 줄었다. 지난 5월 4만2000명이 줄어든 이후 5개월째 감소세다. 고용률도 57.6%로 0.9%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68만5000명이 늘어나 2002년 3월(84만2000명) 이후 10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50대 이상 취업자가 61만9000명 늘어나 증가세를 이끌었다. 30대(6만4000명)와 40대(6만1000명)도 취업자가 늘었다. 고용률은 10대와 20대를 제외한 연령층에서 모두 상승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지난해 9월까지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 기업들이 고용을 많이 늘렸지만 올해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규모를 줄이고, 채용을 하더라도 경력직 위주인 게 원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정부의 일자리정책이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다급한 50∼60대가 서둘러 재취업에 나서는 것과 달리 20대들은 더 좋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9월 고용동향은 지난해 조사기간에 추석 연휴가 포함돼 취업자 증가가 부진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고용동향 조사는 매달 15일이 포함된 한 주간 이뤄지는데 올해는 조사가 추석 2주 전에 이뤄져 배달서비스 등 추석 대비 일용직이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취업자 수가 지난 8월에는 36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가 1개월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하자 통계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손민중 연구원은 “통계 조사가 세밀하게 이뤄지지 않아 원인 분석이 명확하게 되지 않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