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安과 대결 구도로… 우호적 경쟁이 安만 띄워준다 판단 전략 수정

입력 2012-10-10 21:50


민주통합당이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에 대해 기존의 ‘우호적 경쟁’ 대신 ‘견제적 경쟁’으로 전환할 방침을 내비쳤다. 선거 캠페인도 무소속 후보와의 줄다리기에서 벗어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의 여당 및 제1야당 간 대결 구도로 전략을 수정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의 전략담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와 경쟁하는 모양새로 비치다 보니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제1야당 후보로서의 정치적 무게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새누리당 박 후보와의 경쟁 구도에 초점을 더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선대본부에서는 그동안 야권 후보 단일화 분위기를 서둘러 조성하려고 안 후보를 너무 치켜세운 측면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문 후보가 죽고 안 후보만 살아남는 꼴이 됐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고 한다. 특히 당원들 사이에서 “당이 안 후보를 신사적으로 대한 결과가 ‘의원 빼가기’와 ‘과거세력’이라는 뒤통수 치기였다”며 안 후보에 대한 불만도 팽배해지고 있다. 문 후보도 이날 전북을 방문해 민주당으로 단일화가 돼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에 대한 당의 대응 태도도 변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앞으로 민주당이 안 후보의 잘못을 감싸듯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바깥 후보를 돕는 데 혈안이 되면 우습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가 지난 7일 정책발표를 했는데, 준비가 안돼 (9월 19일 출마선언에 이어) 사실상 출마 선언을 두 번 한 것 아니냐”며 “시간이 더 흐르면 준비가 안된 후보라는 점이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안 후보는 대전 방문 중 기자들이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 주장에 대해 묻자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는 여당에서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에서 되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끌려 다니고 시끄러울 것”이라며 “그럴 바엔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돼서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을 설득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대전=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