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없이 달리는 택시… 조수석 장착비율 8.9% 불과

입력 2012-10-10 19:15


일반 승용차에는 있지만 택시엔 없는 것은? 답은 에어백이다. 특히 택시 운전기사 쪽이 아닌 동반석 에어백이 없다.

교통안전공단이 10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오병윤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판매된 택시 4만1180대 가운데 운전석과 조수석에 에어백을 장착한 비율은 각각 53.6%와 8.9%였다. 현대차는 2만7035대의 택시를 만들었는데 조수석 에어백 장착 비율은 9.6%, 기아차는 7129대 가운데 5.7%만 조수석 에어백을 달았다. 한국GM이 옛 GM대우 시절 만든 토스카 모델 택시 200대 중 조수석 에어백 장착률은 0%다. 6816대를 택시로 납품한 르노삼성 역시 조수석 장착 비율은 10%뿐이다.

일반 승용차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현대차는 2011년 생산한 승용차 45만1627대 전체에 운전석 조수석은 물론 사이드까지 100% 에어백을 달았다. 옵션이 아닌 기본이다.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까지 운전석은 100% 에어백이 달려 있으며 일부 렌터카 업체 주문 물량에만 조수석 에어백이 빠져 있다. 수입차는 아우디만 사이드 장착 비율이 99.6%일 뿐 역시 전 차종이 운전석 조수석 사이드 에어백 100% 장착을 기본으로 한다.

문제는 택시 교통사고 비율이 일반차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공단이 집계한 2011년 택시 1만대 당 교통사고 건수는 1014건이다. 전국 자동차 1만대 당 사고 101건보다 10배 이상 높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 실험 결과 교통사고 승객 사망 가능성을 100%로 할 때 에어백이 있으면 13% 감소하며 에어백에 안전띠도 매면 50%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미국은 1998년부터 택시나 승용차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에 에어백 장착을 의무화했다.

국내는 택시 에어백 장착이 법제화되지 않았다. 또 값싼 차를 사려는 택시회사 요구에 자동차 메이커들이 휘둘리고 있다. 서울시내 법인택시 기사 김모(46)씨는 “YF쏘나타 택시의 경우 에어백 장착 옵션 가격이 29만원인데 회사가 그걸 아끼려고 운전석은 물론 동반석도 안 달아 줬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