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협박한 미사일 美 본토공격 능력있나

입력 2012-10-10 19:13

북한이 연일 한·미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합의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이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알려진 것보다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CNN이 분석했다.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0일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 미사일 정책 선언은 우리에 대한 선제공격 선포”라며 “오늘과 같은 사태에 대비해 우리가 선군의 기치 밑에 자위적 핵 억제력을 비롯한 무진 막강한 섬멸적 타격력을 갖춰 온 것은 천만번 옳았다”고 주장했다. 9일에는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조선(북한) 군대는 미국 본토까지 명중 타격권에 넣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단호한 행동뿐”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CNN은 그러나 북한이 세 차례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서 모두 실패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기술적으로 미국에 실질적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한 적이 없다. 2006년 7월 4일 쏘아올린 대포동2호는 42초 동안 320㎞를 가다 동해에 추락했다. 2009년에는 일본 열도를 넘어 3700㎞를 갔지만 알래스카까지 닿을 수 있는 6700㎞에 한참 모자랐다. 올 4월의 인공위성 발사 실험은 겨우 151㎞ 상공까지 오르다 서해에 떨어지는 대실패였다.

핵무기 전문가인 조세프 시린시오네 미국 플라우셰어펀드 대표는 “북한 미사일이 핵무기로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갖추려면 세 가지 기술적인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를 경량화하는 일이다. 북한이 개발한 핵탄두는 1500㎏의 무게를 갖고 있지만 북한 미사일의 탑재 능력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둘째는 미사일 본체를 키우는 과제다. 대포동2호의 길이는 약 32m인데 이 정도로는 위협적인 뇌관을 싣기 어렵다는 것. 또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재진입해야 하는 ICBM은 초저온과 초음속, 공기 마찰과 흔들림에 견딜 수 있는 안정성을 갖춰야 하지만 북한은 세 차례 미사일 실험에서 이에 성공하지 못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