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 “2013년에도 글로벌 경기 위축… 경영 패러다임 전환 필요”
입력 2012-10-10 18:36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10일 “글로벌 경제의 부진한 성장세가 내년 이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대비한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들을 대상으로 ‘2013년 경제현안 점검’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정 소장은 유로존 경제 위기가 실물경제로 급속히 전이되면서 세계 경제는 위축되고 한국 경제의 활력도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경우 채무 상환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재정긴축 정책 시행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 소장은 “미국은 내년에 7280억 달러 규모의 재정긴축이 예정돼 있는데 이를 이행하면 경기가 급락하고 유예하면 성장률이 하락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면서 “재정긴축 자체는 불가피해 미국의 성장률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주춤거리면서 8% 이상의 성장은 어렵지만 내수 확대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 경착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 소장은 글로벌 수요 위축, 보호무역 정책 확산 등으로 우리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 서비스 분야 수출 호조 등 긍정적 요소도 적지 않아 한국 경제 성장 동력으로서 수출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강연은 삼성의 내년도 경영 계획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소장이 강조한 경영 패러다임 전환이 투자 확대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