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표, 독도·센카쿠 관련 한·중 맹비난… 미국측 인사가 나서 화해의 기도 제안했죠”

입력 2012-10-10 21:11


아시아조찬기도회 참석했던 에릭 펠만 美 대표

이달 초 개최된 아시아 지역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미국 인사들이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영토 분쟁의 심각성을 깨닫고 미국 의회 등 미국 사회에 중재자 역할을 주문키로 했다.

지난 4∼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게더링’(아시아 지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에릭 펠만(58) 바이블리그 회장은 10일 본보 기자와 만나 “기도회를 마친 뒤 미국 측 참가자들은 ‘우리는 더 이상 빅브러더처럼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의 화해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귀국 후 미국 의회와 유력 인사들을 만나 아시아 영토 분쟁과 관련해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펠만 회장은 이번 기도회에서 독도와 센카쿠열도 등 동아시아 지역 영토 문제의 심각성을 처음으로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기도회 도중 일본 측 인사가 매우 강경한 일본 우익의 논리로 한국과 중국을 비난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때 한 미국 인사가 일본 인사의 발언을 중지시키고 화해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펠만 회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측 인사들은 사건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펠만 회장은 “미국은 그동안 전쟁이 끝난 뒤 지역 내 영토 조약과 관련해 명확한 정리 없이 떠나왔다”며 “하지만 그럴 경우 지역 내 국가들 간 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이제부터라도 책임을 가지고 세계 전역, 특히 아시아 지역의 화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화해와 화평이야말로 바로 예수님의 가르침이었고, 그 가르침만이 세계 각지의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아시아 게더링은 미국의 국가조찬기도회와 같은 사회 지도인사의 기도모임으로 매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고 있는 기도회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인사들도 참석한다. 올해 미국에서는 데비이드 비슬리 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펠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펠만 회장은 21년간 무디 바이블 인스티튜트와 가이드포스트 등 기독교 출판업에 종사해 온 미국 기독교 출판계의 유력인사다. 그는 또 미국 국가조찬기도회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성경의 현지어 번역과 보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바이블리그의 회장을 맡고 있다.

바이블리그는 현재 아시아 지역 거점 사무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 등 과학기술이 발달한 서울은 유력한 후보지다. 펠만 회장은 “서울에 아시아 지역 거점 사무소를 개설해 중국과 북한은 물론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성경을 보급할 계획”이라며 “서울 사무소에서 함께 비전을 발견하고 사역을 이끌어 갈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펠만 회장은 이어 “앞으로는 현지어 성경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이 발달한 서울에 주목하고 있다”며 “1년 내 사무소 개설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