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上같은 海上에서의 여유… 스타크루즈 동남아3개국 3박5일 여행

입력 2012-10-10 18:01


인생은 음악처럼 흐른다.

낮은음자리와 높은음자리, 길고 짧은 음표, 점점 세게와 점점 약하게, 주기적으로 쉼표를 거듭하다 마디를 닫는다. 여행은 쉼표 중의 쉼표다. 그리고 여행의 백미는 크루즈 여행이다.

크루즈 여행은 현대인에게 꿈처럼 다가온다. 비용이 엄청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계획조차 엄두내지 못한다. 꿈이라고 생각하면 꿈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또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는 생각도 실제와 다른 면이 있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스타크루즈의 동남아 3개국 여행은 비용이 적당하면서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상품이다. 3박5일(여행상품에 따라 다름)간의 해상 생활과 싱가포르∼푸껫(태국)∼랑카위(말레이시아)를 관광하는 1석2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선상 생활 즐기기

첫날은 약간의 당혹스러움으로 시작한다.

7만6800t급(길이 268m, 폭 32m, 객실 935개, 최대 수용인원 1870명)의 버고호는 1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레스토랑과 대형 공연장, 야외 수영장, 사우나 시설, 농구장, 미니 골프장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첫 탑승객에게는 미로처럼 느껴진다.

객실에 여장을 푼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맨 꼭대기인 13층부터 탐험을 했다. 미니 골프장과 농구장, 조깅을 할 수 있는 트랙 등이 있었다. 12층엔 야외 수영장, 도서관, 전자오락실이 위치해 있다. 4층까지 탐험을 하고 나니 어느 정도 내부의 위치도가 머릿속에 입력이 됐다.

저녁식사 시간이 됐다. 버고호에는 10여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이탈리아, 인도, 일본, 중국 요리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유료와 무료로 나뉘어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는 세계적인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식사를 하며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버고호의 밤은 화려하다.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쇼, 환상적인 매직 쇼, 아슬아슬한 서커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크로바틱 쇼 등 월드클래스 수준의 공연이 펼쳐진다. 성인 대상의 일부 쇼는 유료이지만 대부분 무료이다. 기자는 윌러 니콜로디의 쇼를 보았다. 복화술을 하며 인형과 재미있는 대화를 펼치면 관객들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객실로 돌아가면 밤바다의 향연이 기다린다. 탑승객은 네 종류의 방에서 잠을 잔다. 스위트룸(어드미럴 클래스), 발코니가 있는 룸(발코니 클래스), 발코니는 없지만 창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룸(오버뷰 클래스), 바다를 볼 수 없고 창도 없는 곳(이너 클래스)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가 투숙한 방은 발코니가 딸린 방이었다. 선택에 따라 관광비용에 차이가 난다. 절약하려면 이너 클래스를 선택하면 되지만 크루즈 여행의 묘미가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해가 수평선에서 뜨는 아름다운 장면을 볼 수 있다. 특별한 기상시간을 가진 후엔 운동을 좋아한다면 맨 위층에 있는 275m의 트랙에서 조깅을 하면 된다. 평소 달리기를 즐기기 때문에 스무 바퀴를 뛰었다. 아침에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바다 위를 달리는 것은 이색적인 체험이다. 땀으로 적신 몸은 수영장에서 식혔다. 워터 슬라이드는 짜릿한 쾌감을 준다.

덤으로 즐기는 기항지 관광

싱가포르에서 떠난 버고호는 다음날 오후 태국 푸껫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푸껫의 아름다운 해변도로를 따라 경치를 구경하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목적지는 극장식 공연장. 화려한 민속의상과 조명이 눈에 띈다. 수준 높은 무대 세트 위에선 카바레 쇼가 펼쳐진다. 아시아 각국의 민속을 주제로 한 쇼가 펼쳐지는데 한국의 아리랑도 포함돼 있다.

셋째 날엔 말레이시아의 랑카위에 기항한다. 역시 멋진 해변을 구경하며 여러 곳을 다닌다. 아름답고 신기한 해양박물관과 현지음식을 즐길 수 있는 쿠아 타운, 거대한 독수리 동상이 있는 이글 스퀘어, 한 소녀의 정조를 기념하는 마수리의 무덤이 유명하다.

넷째 날, 버고호는 싱가포르로 돌아온다. 싱가포르에선 유명한 쇼핑거리인 오차드로드에서 눈요기를 하고 곳곳에 있는 푸드센터에서 수많은 중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여행메모=현지로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여객기는 세계적인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는 싱가포르항공.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혁신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최신 영화와 음악,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보호자 없이 여행하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UM(Unaccompanied Minors)서비스도 제공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대리석과 고급 목재로 장식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싱가포르항공은 시아 홀리데이라는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스타크루즈의 아시아 태평양 크루즈 여행상품이 대표적이다.

싱가포르=글·사진 오병선 기자 seon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