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아온 준PO의 사나이 용덕한, 짜릿한 9회 역전포

입력 2012-10-10 01:18

롯데가 적지에서 두산을 연파하고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에 올라섰다.

롯데는 9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된 두산과의 2012 프로야구 준PO 2차전에서 9회초 용덕한의 결승 솔로홈런포를 앞세워 두산에 2대 1 승리를 거뒀다. 전날 1차전에서 잇단 실책에도 불구하고 행운의 승리를 거둔 롯데는 5전3선승제인 준PO에서 먼저 2승을 거두고 두산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롯데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PO에 진출, 정규리그 2위인 SK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투게 된다. 준PO 3차전은 11일 오후 6시부터 롯데의 홈인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승부는 9회에 갈렸다. 1-1 동점이 이어지던 9회초 파울플라이 아웃을 당한 황재균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용덕한은 결승포를 뽑아내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6월 김명성과 맞트레이드가 된 용덕한은 백업 포수로 강민호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왔다. 준PO에선 전날 강민호가 홈 송구를 받다가 눈을 다친 7회부터 출전, 계투진과 환상 호흡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5-5로 맞선 연장 10회 선두 타자로 나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대량 득점의 물꼬를 트면서 8회 동점 투런포를 때린 박준서와 더불어 수훈갑이 됐다.

용덕한은 두산 시절인 2010년 준PO에선 롯데 마운드를 제물로 9타수6안타를 때리고 타점 4개를 올리면서 펄펄 날아 준PO MVP로 뽑힌 바 있다. 가을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던 용덕한은 올해는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본업인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숨겨둔 장타능력을 맘껏 펼쳤다.

이날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 속에 전개됐다. 두산은 노경은, 롯데는 유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고 노경은은 6⅓이닝 6피안타 1실점, 유먼은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1회말 안타로 출루한 이종욱이 오재원의 내야땅볼 때 2루로 진루한 뒤 김현수의 적시타로 홈에 들어오면서 선취점을 얻어냈다. 롯데도 7회초 황재균, 용덕한, 문규현의 3연속 안타로 1점을 얻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후속타자 김주찬의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제대로 잡지 못해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조성환이 유격수 병살타를 당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승부는 9회초 용덕한이 두산 홍상삼의 4구째 146㎞짜리 빠른 볼을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리면서 마무리됐다.

홍상삼은 전날 롯데 박준서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며 이길 뻔했던 경기를 놓친데 이어 이날도 용덕한에게 솔로홈런을 내주면서 2게임 연속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