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영화사, 부산에 속속 새 둥지

입력 2012-10-09 21:27

국내 메이저급 영화제작사와 배급사들이 속속 부산으로 이전한다. 부산이 영화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부산시와 (사)부산영상위원회는 국내 8개 영화제작·배급사가 부산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대표적 메이저 영화제작사인 ‘명필름’(대표 심재명·이은)은 최근 부산영상벤처센터에 사무실을 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명필름은 1995년 설립된 영화 제작사로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흥행작과 화제작을 내놓으며 한국영화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

앞서 영화 제작사 ‘비밀의 화원’(대표 심현우)이 지난 6월 부산으로 회사를 옮겼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됐고, 극장 개봉 때도 화제가 된 장편 독립영화 ‘혜화, 동’을 만들었다.

이어 올 상반기 흥행작으로 451만 관객을 동원한 ‘연가시’를 제작한 오죤필름(대표 김상오)과 인기 만화작가 강풀의 원작을 영화로 만들어 최근 흥행한 ‘이웃사람’의 공동 제작사인 히트박스(대표 김휘)도 부산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의뢰인’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유력 제작사로 부상한 청년필름(대표 김조광수), 영화 ‘점쟁이들’의 제작사인 사람엔터테인트(대표 이소영), 영화 ‘페이스메이커’를 만든 제작사 에이트볼(대표 이원재) 등도 부산지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제작사뿐만 아니라 영화 배급사도 부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영화 ‘과속스캔들’ ‘전우치’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의 해외마케팅을 했던 ‘엠 라인(M-Line)’(대표 손민경)도 곧 부산에 배급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부산영상위원회 오석근 운영위원장은 “부산지역의 로케이션과 영화촬영스튜디오, 후반작업으로 연결된 체계화된 시스템 등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은 17회에 이르는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영화산업도시의 기반을 다졌다. 이로 인해 아시아·유럽·미국 등과 필름마케팅 등 영화수출의 터전도 만들어졌다. 여기에 바다와 산, 낙동강 등 다양한 촬영장소가 있는 점, 영화제작펀드와 영화인 전용숙소 건설 등도 매력 있는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영화관련 국가기관의 부산으로의 이전이 확정됐으며, 부산영상위가 60억원을 들여 첨단 3D영화촬영소를 건립 중이다.

이갑준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앞으로도 시는 영화의 기획·촬영·편집 등 제작 전과정에 예산과 인력, 장소지원 등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