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佛 아로슈·美 와인랜드 공동수상

입력 2012-10-09 21:45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초고속 ‘양자 컴퓨터’와 현재의 세슘 원자시계보다 100배 이상 정확한 ‘광(光)시계’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프랑스와 미국의 물리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고등사범학교 세르주 아로슈(68) 교수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데이비드 J 와인랜드(68) 박사를 공동 수상자로 발표했다. 두 과학자는 양자(量子) 입자를 관찰하고 측정·조작하는 기술을 각각 개발했다. 노벨상위원회는 “이들은 개별적인 양자 입자의 성질을 파괴하지 않은 채 직접 관찰하는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양자 물리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실험을 통해 양자 입자 하나하나를 세거나 제어하는 길이 열림에 따라 양자물리학을 이용한 초고속 슈퍼컴퓨터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1984년 미국 예일대에서 아로슈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딴 서울대 물리학과 제원호 교수는 “현재의 컴퓨터가 정보를 1과 0의 값을 갖는 비트 단위로 저장하는 것과 달리 양자 컴퓨터는 1과 0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큐비트라는 단위를 쓴다”면서 “이 때문에 오늘날의 컴퓨터에 비해 획기적으로 빠른 성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 컴퓨터는 기후변화 모델 가동, 암호해독처럼 엄청난 양의 자료를 고속으로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들의 발견은 또 오늘날 표준시간 측정에 쓰이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수백배 정확한 차세대 표준시계 개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