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스승 김응용 품으로… 한화 코치 맡아 15년 만에 한솥밥

입력 2012-10-09 19:27

영원한 ‘호랑이맨’이었던 이종범(42)이 스승 김응용(71) 한화 이글스 감독을 따라 독수리 유니폼을 입는다.

지난 5월 KIA 타이거즈에서 은퇴한 이종범은 9일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김 감독과 만나 스승의 코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스승과 제자는 1997년 이후 15년 만에 새 둥지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1993년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종범은 일본에 진출하기 전인 1997년까지 당시 사령탑인 김 감독과 5년간 사제의 정을 쌓았다. 일본에서 돌아와 2001년 KIA에 복귀한 이종범은 지난해까지 타이거즈에서만 16년을 뛰었고 올해 전력 외 통보를 받고 즉각 은퇴를 선언했다.

이종범의 보직에 대해 김 감독은 “종범이가 제일 잘하는 게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달리기도 잘하고, 수비·타격 등 못하는 게 없지 않으냐”며 어느 보직을 맡겨도 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범을 수석코치로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김 감독은 “수석코치란 제도는 우리와 일본에만 있는 제도 아니냐”면서 “여러 코치 중에서 한 명을 수석코치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해태 사령탑 시절 제자인 선동열(현 KIA 감독)에 이어 이종범도 코치로 지근거리에 두고 두 번째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1982년말부터 2000년까지 해태를 지휘하며 선동열·이종범과 함께 한국시리즈에서 9차례나 우승을 일군 김 감독은 두 선수가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 진출한 뒤 2000년 가을 삼성 사령탑으로 옮겼다.

이종범은 8년 만에 현역에 복귀하는 김 감독과 한화 선수들 사이의 가교를 맡아 팀을 재건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