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통신장비업체 美안보 위협” 美하원 보고서… 화웨이·ZTE社 미국기업 인수·합병 차단 촉구
입력 2012-10-09 19:26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ZTE(中興)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미 하원 의회 보고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화웨이 미국지사의 플러머 부사장은 하원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인 긴장 때문에 화웨이가 인질로 잡혀선 안 된다”며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보고서가 미 대선 와중에 공개된 점에 주목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오리건주 미 해군기지 인근에 중국계 기업이 풍력발전 시설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중단시킨 바 있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중국에 너무 부드럽다”고 비난한 직후였다. 블룸버그는 “화웨이는 최근 들어 미국에서 거래를 거부당해 왔고, 앞으로도 미국에서 영업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도 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 의회가 사실을 존중하고 편견을 버려야 하며 중·미 무역협력 관계에 유익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플러머 부사장은 9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보낸 이메일에서 “화웨이와 ZTE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미 의회 보고서는 기술시장의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함께 지목당한 ZTE도 “미국 통신장비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는데, 미 의회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통신장비를 국가안보 위협 대상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 의회 정보위원회는 1년 동안 조사를 거쳐 “중국 기업이 제공하는 통신 핵심 인프라가 전쟁 시 미국의 안보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며 “화웨이와 ZTE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차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의회는 통신장비를 통해 파악되는 인터넷 접속 기록이 중국 정부 등 외부에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전쟁이 일어날 경우 통신 자체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가 막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노동자 소유의 독립적인 기업이라고 정치적 의혹을 일축했지만, 최고경영자(CEO) 런 정페어가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인 점 등을 미 의회는 문제 삼았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