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VS 45%… 롬니 지지율 역전

입력 2012-10-09 19:26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8일(현지시간)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밋 롬니 후보가 49%의 지지율을 기록, 45%에 그친 버락 오바마 후보를 4% 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8% 차로 뒤진 지 한 달 만에 역전한 것이다.

이는 3일 덴버에서 열린 첫 번째 TV토론에서 롬니가 사실상 압승을 거둔 효과로 보인다. 첫 토론이 끝난 직후인 4∼7일 전국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선 ‘오늘이 대선이라면 누구를 지지하겠는가’를 물었다.

그러나 같은 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와 롬니가 47%로 동률을 이뤘다. 라스무센리포츠 조사에서도 두 후보가 48%로 같았고,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조사에선 오바마가 47.9%를 기록, 47.4%에 머문 롬니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뉴욕타임스(NYT)는 각 조사기관의 수치에 대해 “전체적으로 (오바마가 롬니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렸던) 각 당 전당대회 이전으로 돌아간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9월 초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지연설에 힘입은 오바마가 승기를 굳히는 듯 보였지만 이제 효과가 상쇄됐다는 것이다.

한 번 토론에 그간의 우세가 흔들릴 만큼 이번 선거는 격전이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도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오바마 행정부의 미국은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와 지속적인 주가 성장, 제조업 부문의 호조 등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나 실업률 성적은 좋지 않다.

NYT는 실업률과는 별개로 일자리 창출을 나타내는 일자리 성장(job growth) 수치에 주목했다. 올해 이 수치는 월평균 14만6000여건으로 1956년 이후 대선이 있던 해 평균인 13만5000여건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이 수치가 현재와 비슷했던 선거로는 2004년 대선을 들 수 있는데, 당시 현직에 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2.5%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야당 후보가 첫 번째 TV토론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도 흔히 있는 현상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76년 이후 열 번의 대선 중 두 번 정도를 제외하면 항상 도전자들의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50% 인근에서 답보 중인 오바마의 지지율도 재신임받기 충분한 숫자라고 한다. “이번 선거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예측불가능하진 않다”는 게 NYT의 결론이다. 오바마의 당선을 간접적으로 예고한 셈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