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 현역 “건강은 걱정마시라”… 현역 최고령 야구감독 김응용 등장에 변화 기대

입력 2012-10-09 19:24

“건강 괜찮으니 걱정 말라구.”

71세라는 현역 최고령으로 프로야구 한화 사령탑에 오른 ‘코끼리’ 김응용 감독. 8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김 감독은 최근 지인들로부터 건강을 걱정하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그만큼 그의 몸은 현역시절 별명인 ‘코끼리’처럼 든든함을 자랑한다. 한·미·일 통틀어 현역 최고령 감독이기도 한 그는 내년부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그라운드에서 직접 입증할 것이다.

김 감독의 현장 복귀에 대해 야구계는 물론 팬들도 앞다퉈 환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SK에서 물러난 김성근(70) 현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마지막으로 한국 프로야구 사령탑이 지나치게 젊어진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던 상황에서 그의 등장은 오랜만에 노련한 벤치 운용의 묘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복귀하기 전 8개 구단 감독들의 나이를 보면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에 몰려 있다. 최고령자는 54세의 이만수 SK 감독이고 최연소자는 43세의 김기태 LG 감독이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선동열(49) KIA 감독을 빼고는 감독 경험도 대부분 많지 않다. 이렇게 젊은 감독이 많은 것은 최근 현장에 비해 프런트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보다 젊은 사령탑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럼 가장 관심사인 김 감독의 건강은 어떨까. 김 감독은 감독 시절 한 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다가 삼성 라이온즈 CEO가 된 직후인 지난 2005년 큰 맘 먹고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대장 용종이 7개나 되고 고혈압, 고지혈, 갑상선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용종을 제거하고 꾸준히 관리를 해서 지금은 건강한 상태다. 감독 시절 ‘코끼리’로 불릴 만큼 거구였던 김 감독은 지금은 삐쩍 마른 것처럼 보일 만큼 체중이 줄었다. 그만큼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최초의 경기인 출신 CEO가 된 뒤 본격적으로 시작한 골프는 지금도 즐기고 있다. 한화 구단 역시 김 감독의 현재 건강 상태를 먼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현장에 복귀하면서 멈춰있던 그의 대기록 역사도 한 페이지씩 늘어날 전망이다. 김 감독은 통산 2679경기 출장, 1476승(65무1138패)을 올렸다. 24승만 추가하면 감독 최초로 1500승을 달성하게 된다.

해외에선 국내와 달리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 감독이 대접을 받는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던 감독은 ‘전설의 명장’ 코니 맥 감독으로 1901년부터 1950년까지 무려 50년간 필라델피아를 이끌다 87세에 은퇴했다. 맥 감독은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승인 3731승을 쌓았다.

지난해는 81세였던 잭 매키언 감독이 주목을 받았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플로리다 전성기를 이끌었던 매키언 감독은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경질된 플로리다의 사령탑을 맡으며 메이저리그 사상 두 번째 최고령 감독의 기록을 갖게 됐다. 또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령인 데비 존슨(69)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워싱턴을 맡아 올 시즌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또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오클랜드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디트로이트의 짐 릴랜드 감독은 68세다.

일본 최고령 감독은 2009년 라쿠텐에서 74세로 은퇴한 노무라 가쓰야 감독이다. 노무라 감독은 야쿠르트와 한신, 라쿠텐에서 통산 1565승을 올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