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로 경쟁사 죽이기 치밀한 준비
입력 2012-10-09 18:57
2006년 어느 날 애플의 특허 변호사들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과 미팅을 가졌다.
한 엔지니어가 인터넷 브라우저 관련 소프트웨어를 소개하자 변호사는 말했다. “그건 특허다.”
또 다른 엔지니어가 응용 프로그램에 대해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고 설명하자 변호사는 또다시 말했다. “그것도 특허다.”
글로벌 IT 기업들과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10년 전부터 특허전쟁 준비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심지어 제품도 없는 아이디어만으로 특허를 신청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NYT)는 8일 ‘특허, 검으로 사용하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특허소송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을 점검했다. NYT에 따르면 애플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지시 아래 무차별적으로 특허를 신청해 경쟁사의 진입을 저지하려고 시도했다.
익명의 애플 임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폰이 완성됐을 때 잡스는 ‘우리는 아이폰 관련 모든 것으로 특허를 따낸다’고 선언했다”고 전했다.
2006년까지 애플의 법무 담당자였던 낸시 하이넨은 “애플 직원이 어떤 기능이나 기술에 대해 상상만 해도 특허로 신청해야 했다”며 “제품으로 만들지 않아도 방어적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특허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애플은 경쟁사들을 저지하기 위해 특허전을 준비해 왔다. 최근엔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을 무너뜨리기 위해 삼성전자, HTC 등을 특허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일단 특허소송에 들어가면 협상은 없었다. 전직 애플 임원은 “애플의 전략에 협상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