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잘 팔리는 상품 따로 있다… 대형마트 “로컬 마케팅 짭짤하네”

입력 2012-10-09 18:53


지역마다 ‘뜨는 물건’이 다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가 지역마다 상품 구색을 달리하면서 매출 끌어올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불황에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로컬 마케팅’이 활발하다. 소비 특성을 파악해 상품 구성에 반영하면 매출 신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무실이 모여 있는 곳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 등에서 매출 특징은 뚜렷이 나타난다.

주변에 사무실, 원룸 등이 밀집해 있는 이마트 역삼점에서는 문구류나 청소용품을 찾는 사람이 많다. 이에 따라 이마트 역삼점은 봉걸레 진열 면적을 다른 점포의 2배 수준으로 넓혔다. 또 상품 종류를 타 점포보다 30%가량 다양하게 선보이면서 판매사원도 늘렸다. 그 결과 역삼점은 전체 이마트 점포 중 봉걸레 매출 1위에 올라섰다.

소득 수준이 높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꼽히는 부산 해운대에서는 유행에 민감한 생활소품, 건강가전 매출이 높게 나타난다. 올 상반기 경기침체로 전 점포의 건강가전 매출 신장률이 주춤했지만 이마트 해운대점은 안마의자와 안마기 등이 110%의 성장세를 보였다. 인테리어 생활소품류 매출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소비 특성 때문에 이마트 해운대점은 ‘테스트 마케팅 점포’로 운영되고 있다. 각종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소비스타일로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이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소비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또 다른 곳은 외국인 밀집 지역이다.

홈플러스 송탄점은 가까이에 미군 부대가 있어 미군과 그 가족의 방문 비중이 높다. 따라서 파스타, 와인 등의 매출 신장률이 전 점포 평균 매출신장률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난다. 주변에 공업단지가 있는 홈플러스 안산점은 동남아시아 지역 근로자들이 많이 찾는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 카메라 매출은 전국 1위다. 코코넛 통조림, 월남쌈 등의 매출도 타 점포에 비해 30%까지 높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안산점 등은 동남아 지역 근로자들이 많이 찾는 코코넛 통조림, 월남쌈 및 소스 등의 상품군 구색을 타 점포에 비해 10∼20% 강화했다.

특정 품목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지역문화 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이마트 구미점의 경우 매출은 전국 147개 이마트 점포 중 80위권이지만 DSLR카메라 매출은 전국 2위다. DSLR 판매를 담당하는 사원이 온라인 동호회를 운영하는 등 지역과 함께 호흡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마트 고객서비스운영담당 이성순 상무는 “지역마다 소비 성향을 분석해 이를 점포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품 구성의 변화 속에 지역과 함께하는 점포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