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새누리] 朴 보좌관 4인방 ‘불통’ 최측근 지목

입력 2012-10-09 19:11

새누리당에 쇄신 바람이 거세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비서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다. 박 후보와 15년간 호흡을 맞춰 온 의원회관 사무실의 보좌관과 비서관들이 ‘박 후보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는 의원 및 당직자들의 오랜 불만이 폭발한 셈이다.

그동안 당내 인사들은 “박 후보에겐 금기나 다름없는 문제”(선대위 핵심 관계자)라며 비서진 문제를 입 밖에 꺼내기 꺼려왔다. 하지만 8일 밤 회동한 옛 비상대책위원들은 “박 후보가 본인 뜻과는 무관하게 주변 실세 측근들에게 포위돼 충언을 수용하고 협의할 소통이 차단되고 있다.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비서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공론화했다. 이들은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전달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라고 못 박았고, 이는 박 후보가 정계에 입문한 1998년부터 의원회관에서 보좌해온 4인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지도부나 다름없는 비대위원들이 일개 보좌관, 비서관들에게 대선가도 위기의 책임을 묻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 보안을 강조하고 믿을 만한 사람만 곁에 두는 박 후보 특유의 스타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박 후보와 가까운 의원은 9일 “비서진은 15년간 후보를 모시면서 후보의 표정만 봐도 심정을 아는 이들”이라며 “후보가 가장 믿는 사람들이란 점에서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먼저 따지는 정치인들과 달리 사심 없이 후보만 바라보며 일하는 비서진을 더 믿는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특히 ‘의원들에게 말한 것은 다 새어나가지만 이들에게 말한 것은 절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업무 면에서도 갈수록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2007년 대선 경선에 이어 이번에도 경선 캠프와 본선 선대위에 합류했다. 이재만 보좌관은 정책, 이춘상 보좌관은 인터넷홈페이지와 각종 후원단체 관리, 안봉근 비서관은 일정 조율, 정호성 비서관은 박 후보의 메시지를 담당한다.

선대위 구성원들조차 “후보와 통화하려면 보좌진을 통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박 후보는 폐쇄적인 스타일이다. 한 의원은 “박 후보가 신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니까 의원들도 이들을 통해 후보의 기류를 읽으려 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며 “그러다보니 이들에게 정보가 더 몰리고 권력이 세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