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조성기] 정책과 생활습관의 변화

입력 2012-10-09 18:43


이제 대통령 선거도 70일을 앞두고 있다. 캠프마다 국민들의 미래 행복을 설계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피상적인 대증요법이 아니라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길은 국민들의 생활습관들이 더욱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나라 전체가 실질적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최근에 일일 일식을 권하는 책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나도 꼼꼼히 읽어보았다. 그 책 띠지에는 ‘하루 세 끼 식사는 당신 몸에 독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도 30대 초반에 12일 금식해 본 결과 몸의 세포들이 살아나는 체험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금식은 잘못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일일 일식은 좀더 안전하고 건강에도 유익할 것 같다. 물론 이 책은 성장기 어린이나 폐경 전 여성들에게는 일일 일식보다는 세 끼 소식(小食)을 권하고 있다.

고질적 식생활 한번 돌아보길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식생활이 획기적으로 바뀐다면 국내와 세계 산업이 크게 변화하고 농축업과 건강을 다루는 나라의 정책들도 그 패러다임이 놀랍게 전환될 것이라고 상상해 보았다. 무엇보다 세계 기아와 식량 문제가 많은 부분 해결될 것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출처도 잘 모르는 약을 쓰거나 무리하게 운동을 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그 책의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는 ‘오락(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동물은 없다. 다만 살기 위해 몸을 움직일 뿐이다. 먹기 위해, 적과 싸우기 위해, 파트너를 찾기 위해 몸을 움직일 뿐이다. 오직 인간만이 신나게 먹고 나서 살을 빼려고 운동을 한다. 이렇게 쓸모없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라며 한탄한다. 아닌 게 아니라 함석헌옹을 비롯한 우리나라 선각자들도 하루 한 끼 식사로 오랫동안 건강한 정신과 몸으로 사셨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공복 시는 오히려 성장(회춘) 호르몬이 분비되고 뇌세포가 살아나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꼬르륵 소리를 좀 즐기다가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꼬르륵 소리도 나지 않는데 식사를 하면 그 귀중한 호르몬 분비를 놓친다는 것이다.

체중 조절을 위해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고 했다. 우리 심장박동수는 일생 동안 20억회로 정해져 있는데 1분에 50번 박동한다고 하면 80세가 되면 멈추게 마련이다. 갑자기 심한 운동으로 심장박동수를 높여 심장에 무리를 주면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이 된다.

심장에는 암이 발생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심장이 어릴 적에 완성되고 나면 더 이상 세포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장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세포분열을 통해 회복될 수 없기에 심근경색이 그토록 위험하다.

‘동물의 세계’ 다큐멘터리를 보아도 얼마든지 빨리 달려서 먹이를 사냥할 수 있는 치타도 잠시 힘껏 달리고는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멈추고 만다.

건강식 확산되면 문화도 변해

심장에서 흘러나온 혈액은 종아리나 등근육의 펌프 작용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나구모는 그 점과 관련해 이렇게 권하고 있다. ①자동차를 타지 않고 자주 걸을 것. ②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도 앉지 말 것. ③특히 지하철에서는 가능한 한 손잡이를 잡지 말고 양발로 균형을 잡아가며 서 있을 것.

그러고 보니 나이 많은 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행위나 노약자석 설치는 노약자들을 더욱 약하게 만드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건강식과 건강법이 확산돼 나갈 때 나라의 정책뿐 아니라 세계 문명과 문화도 변화되어 갈 것이다. 새 시대를 기대하는 이 즈음, 우리도 새 삶을 위해 고질적인 생활습관들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성기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