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정감사] 빚더미 올라 앉은 공기업들… 호화 청사 짓고 성과급 잔치

입력 2012-10-09 19:09


국토해양·기재위

부채가 많아 경영 개선이 시급한 공기업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호화청사를 짓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방 이전으로 새 청사를 짓는 7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중에서 4개 기관이 청사 연면적을 기존보다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특히 부채가 24조원이 넘는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청사의 연면적이 기존 2만3821㎡에서 11만401㎡로 4.6배나 늘어난다. 사옥 건립에 필요한 총 사업비는 부지매입비 632억원을 포함해 2685억원에 달한다. 신청사의 업무용시설은 지하주차장(1만2180㎡)을 빼면 4만6052㎡에 불과한 반면 배드민턴과 직원사택 등 특수시설 규모가 5만2169㎡로 더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지적공사의 신청사 연면적도 기존 3684㎡에서 1만2856㎡로 3.5배, 한국건설관리공사는 3357㎡에서 6783㎡로 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130조원이 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3540억원을 들여 청사를 지을 계획이다.

이 의원은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들이 수천억원씩 들여 ‘리조트급 호화사옥’을 짓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E등급을 받은 기관에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최하위 등급을 받은 기업 14곳 중 9곳이 수백만원에서 천만원대의 자체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D등급)는 2010년 1인당 1853만원, 2011년 1582만원에 이어 올해 7월 말까지 지난해의 57%에 달하는 904만원을 지급했으며, 기관장도 8104만원을 받았다. 부채가 상위 10위 안에 드는 한국철도공사의 경우에도 올해 1인당 735만원을 지급했다. 기관장에겐 7599만원을 지급했다. 공공기관 중 4번째로 부채가 많은 한국가스공사도 1인당 1561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