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개국 이성계의 모질고 기구했던 삶 조명… SBS ‘대풍수’ 10월 10일 첫 방영

입력 2012-10-09 18:00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 영웅호걸일 것 같지만 사실 그의 삶은 기구하다. 두 명의 왕후와 여덟 명의 아들을 두었으나 두 아내와 사별했고, 아들 여섯은 제 명에 못 죽었다. 왕자의 난으로 왕 노릇한 기간도 겨우 6년. 아들 중 둘째 부인의 어린 두 자식과 사위는 첫째 부인의 아들 손에 죽는 ‘막장’도 겪어야 했다.

10일 저녁 9시55분 첫 방영되는 SBS 드라마 ‘대풍수’는 영웅은 분명하나 그 삶 자체만으로는 모질고 신산했던 이성계를 그린다. ‘용의 눈물’에서 작고한 김무생이 열연했던 강건한 무장의 이미지 이성계와는 사뭇 다른 개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전작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대왕 캐릭터를 내밀며 이성계의 이미지를 이야기한다. 사극 속 세종이 ‘젠장’ ‘우라질’하는 속어를 스스럼없이 쓰거나 체신에 맞지 않게 신하들에게 농을 거는 모습을 이성계 역을 맡은 지진희를 통해서도 드러낸다. 특히 이성계가 1388년 5월 위화도 회군하기 전까지 동북지방의 토호로 권세를 떨치는 묘사가 흥미롭다. 주색잡기는 물론이요, 기생들과의 음담패설 등 변방 권력자의 안하무인 태도도 볼거리다.

‘대풍수’는 여말선초의 혼란상이 웅장한 스케일 없이는 소화해 내기 힘든 점을 들어 퓨전이 아닌 정통 사극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이성계가 권력을 장악하기까지 킹메이커를 하는 주변 인물 묘사도 12월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화제가 될 전망이다. 지성 송창의 김소연 이윤지 조민기 이승연 오현경 이문식 등이 출연.

제작진은 “적절한 허구를 집어넣어 긴장감을 유지하겠다”며 “이를 위해 배경음악 하나도 이탈리아에서 녹음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