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새누리] 조순형, “박근혜 1인지배·사당화가 위기 본질… 당장 타파해야”

입력 2012-10-09 19:11

조순형, 與 쇄신특위서 거침없는 쓴소리

정치권의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전 의원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여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박 후보에게는 ‘사당화(私黨化) 타파’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조 전 의원은 9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치쇄신 심포지엄’ 기조 발제자로 나서 “새누리당 위기의 근본 원인은 1인 지배체제, 박 후보의 리더십에 있다”며 “사당화를 타파하고 민주적 정당 체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가 지난 8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저 박근혜는 무엇을 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여섯 차례 반복했다. 과거 독재자들이 애용하던 연설 화법으로 민주 정당 지도자는 이런 말을 쓰면 안 된다”고 꼬집는 등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인사말을 마친 뒤 바로 자리를 떠 조 전 의원의 발언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조 전 의원은 위기를 부른 직접 원인으로 5·16 군사쿠데타, 인혁당 사건 등을 언급했던 박 후보의 과거사 발언을 지목했다. 조 전 의원은 “과거사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딸이라고 해서 박 후보가 혼자 인식하고 혼자 발언할 개인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해석해서 이런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를 향해 “인혁당 사건에 대한 2007년 법원 재심 판결문과 고(故) 김지태씨 유족이 제기했던 정수장학회 반환 소송의 패소 판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독회하시라”며 “당시 긴급조치가 얼마나 초월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됐는지 실상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해 있던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에게는 “정수장학회 사건에 대해 진상도 파악하고 처리 방안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삼화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을 받은 박 후보의 동생 지만씨를 거론하며 “박 후보가 당선되면 임기동안 이윤추구, 경제활동을 중단하고 봉사활동을 하도록 특위가 권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를 맡았던 지만씨 부인 서향희 변호사에 대해선 “사회적 약자를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가서 연봉 1만원을 받으며 활동하는 것이 뜻 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 지도부도 질타했다. 그는 ‘친박 2선 후퇴’ 등 인적쇄신론을 언급하며 “최고위원들이 독자적인 결론을 내야지 왜 후보 눈치를 보고 심기만 살피며 심약한 소리를 하느냐”면서 “최고위원회가 역할과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당 재선의원 회동을 주도했던 김성태 의원도 가세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 의원은 “박 후보 주변에는 ‘예스맨’들만 뱅뱅 맴돌고 있다. 그 사람들 말만 듣고 제대로 쓴소리 듣지 못하는 박 후보는 절대 연말에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쏘아 붙였다. 김 의원은 B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진짜 문제는 고래 심줄 같이 버티는 황우여 대표”라며 “당 대선체제에 한계를 느끼는 소장파 의원 등 일부가 (안철수 캠프 합류를 두고) 갈등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