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골목빵집’지키기 발벗고 나섰다

입력 2012-10-08 21:44

부산시가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골목 빵집’ 지키기에 나섰다.

시는 8일 골목 빵집에 대한 지원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인 지원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시는 우선 내년 3월부터 수제빵 전문업소 20여곳을 ‘명품 빵집’으로 발굴, 인증서를 준 뒤 식품진흥기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

시는 부산시제과협회 등과 10여명 규모로 건강빵 개발기술위원회를 구성한 뒤 명품 빵집 지정에 나설 계획이다. 지정 조건은 맛과 품질이 우수하고 경력 10년 이상의 제과 전문업소다.

명품 빵집에 지정될 경우 시는 지정표시판과 홍보콘텐츠 제작 등 사후관리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마다 재지정 심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빵집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골목 빵집 이용 붐 조성과 부산 관광콘텐츠로의 육성을 꾀할 계획이다.

또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건강빵 제조법 개발사업도 논의되고 있다. 몸에 좋은 재료를 사용한 건강빵 제조법을 개발하고 이를 담은 책자를 제작해 골목 빵집에 배포할 계획이다. 부산 대저짭짤이토마토 등 특산물을 이용해 골목 빵집의 공동브랜드 제품을 만들면 공동 마케팅을 지원한다.

이 밖에 위생 관리가 미흡한 영세한 제과점 20여곳을 선정해 위생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문제점과 개선 방안 매뉴얼을 제시하는 위생경영 컨설팅 지원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컨설팅 용역업체는 국가공인식품검사기관 인증업체 가운데서 선정키로 했다.

앞서 시는 공동 레시피북 ‘부산 스위트로드 2012’를 만들고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프랜차이즈 빵집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산제과협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결정했다.

김기천 시 보건위생과장은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사라져가는 골목 빵집을 지원하는 것은 부산의 문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골목 빵집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16개 구·군에는 1200여곳의 빵집이 있다. 이 가운데 300여곳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영업 중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