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에 간암환자가 많은 까닭은…

입력 2012-10-08 19:18

전남 진도의 간암 발생률이 유독 높은 사실이 사상 첫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유력한 원인으로는 C형간염이 지목됐지만 정확한 감염경로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진도군 간암 특이발생에 따른 역학조사’를 8일 공개했다. 역학조사는 ‘간암 발생률이 높아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자체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시작됐다.

1999∼2008년 진도군의 간암 발생률은 남성 71.7명(이하 인구 10만명당), 여성 18.8명으로 전남 전체 평균(남성 51.9명, 여성 12.0명)보다 대략 40∼60% 높게 나타났다. 1999∼2003년의 경우에도 진도군 남성의 간암 발생률은 전남 남성 평균(59.7명)보다 훨씬 높은 91.6명이었으며, 여성 발병률(19.0명)도 전남 여성(13.3명)에 비해 훨씬 높았다. 전국 평균(남 46.5명, 여 12.3명)과 비교해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진도의 간암 사망률은 남성 73.2명, 여성 18.4명으로 전남 평균(남 44.2명, 여 11.5명)에 비해 60% 정도 높았다.

보건당국은 C형간염 항체 양성률만 유독 진도에서 높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2008∼2009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보면 C형간염 항체를 보유한 진도 주민의 비율은 2008년 7.8%, 2009년 12.0%로 1% 수준인 타 지역보다 월등히 많았다. 20대 젊은층도 17.6%였다.

다만 왜 C형간염이 진도에만 많은가에 대해서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C형간염은 주로 수혈·주사바늘 공동사용 같은 의료행위, 성관계 등을 통해 전염되며 10∼25년의 오랜 잠복기를 거친다. 보건당국은 현재 혈액 및 간 검사와 함께 생활습관 등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감염원 및 확산과정을 추적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박혜경 만성질환관리과장은 “간염은 긴 잠복기를 거쳐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진다”며 “과거 생활습관 등을 설문으로 알아내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암 발생 심층역학조사는 처음이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