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유리천장’ 너무해… 신규 채용 여성 고작 25%
입력 2012-10-08 21:51
국내 금융 공공기관 10곳이 지난 4년 반 동안 채용한 직원 중 여성은 25% 정도로 전체 공공기관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비율도 1%대에 불과해 채용은 물론 승진에서까지 여성에게는 문턱이 높았다.
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 10곳이 200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채용한 정규직 임직원 1413명 가운데 여성은 25.2%인 356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288곳의 여성 채용 비율은 44.7%였다.
4년6개월간 기관별 여성 채용 비율은 200명 중 30명을 여성으로 뽑은 코스콤이 15.0%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한국정책금융공사가 18.4%로 10%대에 머물렀다. 한국예탁결제원(23.5%), 한국자산관리공사(24.5%), 신용보증기금(27.7%)은 20%대였다. 여성 채용 비율이 가장 높은 한국기업데이터(36.4%)도 전체 공공기관 평균에 비하면 턱없이 낮았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채용은 크게 줄었다. 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상당수 기관이 전체 채용을 줄이면서 여성은 아예 뽑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금융 공공기관의 여성 채용 비율은 15.5%로 전년도 27.6%에서 거의 반 토막 났다.
이후 여성 채용 비율은 다소 올라 2010년과 지난해 26%대를 유지하다 올 상반기 36.5%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기관 평균에는 크게 못 미친다.
또 금융 공공기관에서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하기는 채용되기보다 더 어렵다. 현재 등기임원 61명 중 여성은 한국자산관리공사 노정란 이사가 유일하다. 전체 등기임원의 1.6%에 불과하다. 노 이사가 올해 초 선임되기 전까지 금융 공공기관에서 여성 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양인숙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능력에 따라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임원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 공공기관에서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