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차베스 향후 행보… 反美노선 유지, 암수술 건강 변수로

입력 2012-10-08 19:14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NN은 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 정부가 차베스의 도발적인 ‘독립’ 브랜드를 계속해 다뤄야 한다는 뜻”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임기간 차베스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지지하고 쿠바를 원조하는 등 노골적인 반미 노선을 천명했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미 독립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미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하는 행태는 이번 대선전에서도 여전했다. 차베스는 2006년 유엔총회에 참석,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악마’ ‘독재자’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비난해 화제가 됐다.

차베스의 당선은 대선을 앞둔 인근 남미 국가들의 민심에도 영향을 줘 좌파가 더욱 득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3년 2월에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같은 해 12월에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 모두 좌파로 차베스의 동지라 부를 만한 이들이다. 차베스는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와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등 남미 공동체도 주도하고 있다.

변수는 건강이다. 그는 지난해 6월 무성한 소문에 휩싸인 채 쿠바에서 암 수술을 받았다. 1년여의 투병생활을 거쳐 지난 7월 “완쾌됐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게 사실. 암의 경우 몇 년간 경과를 지켜보며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데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파들은 “차베스에게 6년에 이르는 대통령직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