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 값진 성과… 타점왕 굳히고 타격5부문 톱10

입력 2012-10-08 18:41

올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30·오릭스)가 한국 타자의 자존심을 세우고 첫 시즌을 마쳤다.

이대호는 8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끝난 소프트뱅크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4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오릭스와 2년간 7억6000만엔(약 110억원)에 계약한 이대호는 첫해 오릭스 선수로는 유일하게 모든 경기(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6(525타수 150안타), 홈런 24개, 91타점을 남겼다.

전날 퍼시픽리그에서 처음으로 90타점 고지에 올라선 이대호는 이날 타점 1개를 보태며 리그 타점왕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타점 2위인 세이부의 나카무라 다케야(79타점)는 이대호에게 12타점이 뒤진 채 전날 정규리그 경기를 마쳤다. 9일 니혼햄과 지바 롯데의 리그 최종전이 남아 있긴 하지만 3위 이하 그룹 선수들이 이대호를 따라잡기에는 격차가 너무 크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종전에서도 홈런을 추가하지 못해 나카무라(27개)에게 홈런왕 타이틀을 양보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선수 가운데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이종범(은퇴), 이병규(LG),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타자들이 일본 무대를 밟았지만 2006년 요미우리 소속의 이승엽이 타율 2위(0.323), 타점 3위(108개), 홈런 2위(41개)에 올랐던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대호는 리그 타점왕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전날까지 홈런 공동 2위(24개), 타율 10위(0.284), 출루율 5위(0.367), 장타율 2위(0.474) 등 각종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인 한 시즌을 소화해냈다. 비록 리그 개막 전 목표인 3할 타율, 100타점 목표는 채우지 못했지만 자신이 공언한 대로 국내 선수가 일본 진출 첫해 고전한다는 고정관념을 확실히 깼다. 팀이 일찌감치 최하위로 처지고 감독이 시즌 도중에 교체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오릭스 야수 가운데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장하며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대호는 하루 휴식 후 10일 저녁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오릭스는 이날 선발 니시 유키의 노히트 노런 역투에 힘입어 시즌 최종전을 3대 0으로 승리했다. 오릭스는 퍼시픽리그에서 57승77패10무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