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새 사령탑 김응용 “류현진 ML진출 구단 뜻 따르겠다”

입력 2012-10-08 18:40

‘코끼리의 8년만의 귀환.’ 현역 시절 코끼리로 불렸던 ‘우승 청부사’ 김응용(71)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한화의 새 사령탑이 됐다. 한화는 8일 공석 중인 감독직에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김 신임감독의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사인했다. 이로써 김 감독은 지난 2004 시즌을 끝으로 삼성 사령탑에서 내려온 이후 8년의 공백을 깨고 현장 감독으로 돌아왔다.

부산상고-우석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 선수 시절 국가대표 단골 4번 타자로 장타력을 과시했던 김 감독은 1983년 해태 사령탑에 올라 프로 지도자로 입문했다. 이후 22시즌 동안 해태(9회)와 삼성(1회)에서 사령탑으로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10승 신화’를 달성했다. 그동안 거둔 성적은 통산 2653경기에서 1463승65무1125패, 승률 0.565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다 경기, 최다승 기록이다. 또 2004년 말 삼성 구단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구단 CEO까지 오른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령 감독이기도하다.

한화가 김 감독을 선임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낸 것은 최근 4년 사이 무려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팀의 성적을 올리면서도 리빌딩을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순위였으나 코치 인선 등 세부적인 계약 조건에서 구단과 이견을 보이며 일찌감치 후보 목록에서 지워졌다. 이후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 조범현 전 KIA 감독, 김재박 전 LG 감독, 한용덕 감독대행 등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한화는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지닌 김 감독을 선택했다. 여기에 김 감독이 현장과 프런트의 업무 분리와 전문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스타일로 구단과의 관계도 원만했던 것도 한화가 높이 평가한 부분이다. 구속 중인 김승연 그룹회장으로부터 옥중 재가를 받은 한화 구단은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이 전날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김 감독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김 감독은 한화 사령탑으로 공식 발표된 후“감독으로 돌아온 만큼 단시일 내 팀을 최강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류현진과 박찬호의 거취에 대해서는 구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나는 구단의 결정에 반대해 본 일이 없다”면서 “이 문제도 구단의 방향이 결정되는 대로 따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과거 해태 감독 시절 모그룹의 경영 악화로 선동열과 이종범 등 투타의 기둥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로 보낸 적이 있다. 하지만 한화가 팀 재건을 위해 우승 청부사로 김 감독을 영입한 이상 마운드의 중심인 류현진과 박찬호를 팀에 잔류시킬 공산이 커졌다.

김 감독은 오는 15일 대전구장에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후 입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