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출신 호텔리어 나온다… 서울시·조선호텔 지원 협약

입력 2012-10-08 22:29


노숙인 출신 호텔리어(호텔 직원)가 나올 전망이다. 조선호텔이 노숙인들에게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인턴을 선발해 일자리를 제공키로 하는 등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8일 시청 신청사에서 박원순 시장과 성영목 조선호텔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노숙인 자립·자활 지원을 위한 ‘서울시-조선호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르면 조선호텔은 서비스 업종인 호텔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노숙인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당장 호텔 근무를 꿈꾸는 2명의 노숙인 인턴을 선발해 정식직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가 노숙인쉼터의 추천을 받아 자활 의지가 강한 노숙인을 복수로 추천하면 호텔이 대상자를 선발해 채용하게 된다.

조선호텔은 또 호텔요리사의 요리교실, 플로리스트의 꽃꽂이교실, 건강증진 지원 등 노숙인들의 자립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하는 호텔 내 중고 TV 등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노숙인쉼터에 지원하고, 양말·치약·방한용품 등 생활용품도 제공하기로 했다.

조선호텔은 이 밖에 서울 영농학교와 영농법인에서 노숙인들이 재배하는 농수산물을 구매하는 등의 지원도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노숙인시설에 대한 단편적인 민간기업의 기부는 있었지만 전 분야에 걸쳐 노숙인 자립·자활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