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변화酒도’ 시작… 각 계열사 ‘양반 스타일’ 등 절주 캠페인 큰 호응

입력 2012-10-08 18:35

최근 직장 내 잘못된 음주문화 뿌리 뽑기에 나선 삼성그룹이 절주 캠페인의 이름을 ‘변화 주(酒)도’로 정했다.

각 계열사에도 주량을 반으로 줄이자는 취지의 ‘양반스타일’ 등 다양한 절주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8일 “절주 캠페인의 명칭을 선정하기 위해 사내 공모를 실시한 결과, ‘변화 주(酒)도’가 뽑혔다”면서 “변화 주도는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삼성이 직장 내 잘못된 주도(酒道)를 변화시킨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변화 주도 캠페인’ 확산을 위해 사내 매체인 ‘미디어 삼성’을 통해 새로운 회식문화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잘못된 음주 사례를 접수 중이다.

삼성이 지난달 19일 그룹 차원에서 벌주, 원샷 강요, 사발주를 3대 음주악습으로 규정하는 절주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밝힌 이후 각 계열사에도 자발적인 절주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에선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빗댄 ‘양반스타일’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 SDI는 잘못된 술자리를 바로잡기 위한 음주문화 실천 보안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삼성그룹이 올해 도입한 119 캠페인(1가지 술로, 술자리는 1차만 하고, 9시 전에 끝내는 회식 문화)도 계속 시행되고 있다.

절주 캠페인이 확산되자 직장 내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삼성SDS의 김모 차장은 “최근 팀원들과 도자기 공방에 가서 자기 이름을 새긴 머그컵을 하나씩 만들고 난 뒤 그 컵으로 맥주를 한잔하고 회식을 마쳤다”면서 “팀원들과 진흙을 묻혀가며 컵을 만들다 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술을 못 마셔서 과거에는 술자리가 두려웠는데 요즘은 회식이 기다려진다”면서 “팀원들이 돌아가며 회식 아이디어를 내는데 타이마사지 함께 받기 등 재미있는 의견이 많다”고 소개했다. 술을 좋아하는 일부 직원들 중에는 다소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으나 술을 자제하려는 캠페인에 묻히는 분위기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