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가… “美·EU와 FTA 효과 없다”
입력 2012-10-08 19:11
집권당 원내대표가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에 대해 ‘낙제점’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혹평했다. 이명박 정부는 물론 새누리당까지도 현 정부 들어 발효된 한·EU, 한·미 FTA에 대해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의외라는 평가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한·EU, 한·미 FTA 발효 이후 2차례 조사결과 조사대상 50개중 37개 품목의 가격하락폭이 관세율 인하폭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FTA 발효 이후 관세인하폭 이상의 가격인하 효과가 나타난 품목이 26%에 불과했다는 주장이다. 한·미 FTA 관련 조사대상 품목은 76%, 한·EU FTA는 72%가 가격인하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내대표는 가격인하 효과가 미흡한 품목 중 13개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1차 조사에서 미국산 오렌지주스는 FTA로 인해 세율이 54%였던 관세가 철폐됐지만 오히려 FTA 발효 후 5.7%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차 조사에선 EU산 전동칫솔 가격이 관세 철폐(8%→0%)에도 불구하고 8.2% 상승했다.
이 밖에 미국산은 호두(16.4%)·스위트콘(6.9%), EU산은 쿠키(12.4%)·유모차(5.6%)·초콜릿(3.8%) 등이 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올랐다. 독과점적 유통구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원내대표 측은 “소비자 물가 인하라는 FTA의 중요한 효과 중 하나가 독과점적 유통구조 탓에 실현되지 않는 것은 공정 경제 관점에서 문제여서 제기한 것”이라며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서민경제를 살피는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