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에도 북한군 1명 귀순… GOP 올 동안 몰라 ‘경계 구멍’

입력 2012-10-08 22:00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지난 2일 동부전선 남측 GOP(일반전초) 인근까지 내려와 귀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병사는 철책과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남으로 넘어와 군의 전방지역 경계근무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8일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동부전선을 방어하는 22사단에서 북한군 병사가 남하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군은 이 병사가 북측 초소를 빠져나와 철책을 뚫고 우리 군 경계망에 전혀 감지되지 않은 채 GOP까지 내려와 병사들의 숙소인 생활관 가까이에 올 때까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당시 해당 부대는 이 병사가 생활관 인근에 있는 것을 CCTV를 통해 발견하고 뒤늦게 신병을 확보해 상부부대에 인도했다. 발견 시각은 오후 11시20분쯤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북한군 병사가 수류탄이나 총기 등을 휴대하고 들어왔다면 우리 군이 몰살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군의 큰 실책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군 일각에서도 철책과 경계초소를 지나 생활관까지 가까이 온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경계 소홀 문제와 관련해 현지 부대를 조사 중이다.

군은 지난달에도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탈북자가 철책을 뚫고 들어와 6일 동안 숨어 지냈지만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당시 이 탈북자는 통나무에 의지해 강을 건넌 뒤 우리 측 철책 아랫부분에 임시로 돌을 쌓아놓은 곳을 발견했다. 이어 돌을 치우고 넘어와 민가 창고에서 음식물을 훔쳐 먹고 고구마 등을 캐먹으면서 술에 취하기도 했지만 들키지 않았다. 군은 주민이 신고하기 전까지 철책에 이상이 있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 두 달간 귀순한 북한 군인과 민간인은 모두 4명이었다. 8월 17일 중서부전선으로 귀순한 병사는 하얀 수기를 들고 귀순 의사를 표시해 우리 군 GOP 경계병이 귀순을 유도했으며 지난 6일에는 병사 1명이 상관 2명을 총으로 쏴 살해하고 귀순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