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홍관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본부장 “가격인상이 최고의 금연정책 10% 오르면 소비 8% 감소”
입력 2012-10-08 17:55
“우리나라에서만 흡연으로 해마다 약 5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폐해를 알리기 위해서는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담뱃값을 올리는 것이 시급합니다.”
금연 운동에 앞장 서 온 서홍관(사진)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모든 암 사망의 약 30%가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경고문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궁극적으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담뱃값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본부장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넣기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루에 150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암, 뇌혈관질환 등의 공통되는 위험인자가 바로 ‘담배’라는 점도 흡연을 줄여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금연 경고문구는 담배국제협약(FCTC) 뿐 아니라 여러 연구에서도 흡연자의 흡연율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서 본부장은 “현재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 태국도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있다”며 “실제 브라질은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으로 전체 흡연율이 10% 감소하는 결실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고그림 삽입으로는 한계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 본부장은 경고그림 삽입과 함께 ‘담배 가격 인상’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담뱃값이 터무니없이 싸다는 것이다. 서 본부장은 “세계은행 조사 결과 담뱃값이 10% 오르면 국가별로 담배 소비가 최대 8%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며 “가격 인상은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8년 117개국을 대상으로 담배의 갑당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달러98센트로 세계 76위를 기록했다. 영국, 프랑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은 6∼8달러다. 그는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인데 담배가격은 이보다 한참 낮은 셈”이라며 “담배 가격을 올려야 수요가 떨어지고 이는 곧 흡연율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민들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하지 말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소득층의 건강을 포기하자는 말에 다름없다”며 “중산층에 비해 가격에 민감한 저소득층을 금연으로 유도하는 핵심은 담배 가격을 급격히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신의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금연을 선택하십시오.” 서 본부장은 “금연 정책은 결국 국민 전체의 흡연율을 낮춰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가족을 위해, 꿈을 위해, 무엇보다 나를 위해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윤형 쿠키건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