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유기농 브랜드 ‘올가의 굴욕’

입력 2012-10-08 17:50


풀무원 친환경 유기농 식품 브랜드 올가홀푸드(이하 올가)가 올해 초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지만 단 한 곳의 가맹점도 개설하지 못하며 0%의 굴욕을 당했다. 반면 친환경 유기농 동종업체인 초록마을은 전년대비 121% 성장하면서 올가와 확실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업계는 초기 창업비용과 노하우에 따라 친환경 유기농 창업의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바이 올가(by Orga) 정보공개서 등록현황을 살펴본 결과 현재 이 회사에 사업을 전수받은 가맹점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올가는 올해 초 ‘내추럴하우스 바이 올가(이하 NHO)’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NHO는 가맹 시작 당시 올가 만의 친환경 식품 운영방식과 관리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문교육 서비스까지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반년도 넘었지만 가맹점수는 0%다. 단지 직영점 몇 개와 숍인숍 형태의 직영매장만이 눈에 띌 뿐이다. 게다가 가맹점 영업이 여의치 않자 기존 NHO 가맹 브랜드를 올가홀푸드 자회사로 흡수시켜 현재는 ‘바이 올가(by Orga)’라는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전개하는 꼼수까지 부려가며 가맹점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와 반대로 초록마을은 대형마트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며 성장세를 키우고 있다. 또 고정적으로 유기농 식품 매장을 방문하는 회원 또한 증가해 회원 100만 돌파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초록마을은 올해 연말까지 직영 포함 가맹점을 360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전년대비 120% 증가한 것으로 매출 또한 14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이러한 초록마을의 성장세에 대해 그동안 저렴한 초기투자 비용으로 가맹점을 배려해왔고, 가맹점을 늘려오면서 사업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 온 점을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다. 반면 바이 올가의 경우 가맹사업 초기 가맹 노하우 없이 건강기능식품 매장 위주로 영업을 전개한 것을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바이 올가가 NHO 가맹 브랜드를 올가홀푸드 자회사로 흡수시킨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이 올가 관계자는 “올해 초 사업 시작을 했지만 운영 노하우의 문제로 인해 기존 브랜드를 없애고, 올가홀푸드 자회사로 흡수시켜 가맹사업주를 위해 더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춰지면 적극적으로 가맹점 모집에 나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조규봉 쿠키건강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