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20㎞ 상공서 지상 30㎝ 물체 식별 가능… 한국형 ‘글로벌호크 시대’ 눈앞

입력 2012-10-07 19:21

개정된 한·미 미사일 지침에는 무인항공기(UAV) 탑재중량을 최대 500㎏에서 2500㎏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인 한국형 ‘글로벌호크’ 개발까지 가능케 하는 조항이다. 군사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탑재중량 2250㎏인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첨단레이더(SAR)와 적외선 감시 장비로 지상에 있는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첩보위성급 전략무기다.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기 위해 미국에서 글로벌호크를 구매하려 추진했지만 아직 미 의회 수출 승인을 받지 못했다.

만약 수입하게 된다 해도 대당 9400억원이나 하는 글로벌호크를 도입하는 것도 만만찮다. 국방예산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 기술로 한국형 글로벌호크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독자 개발 구상을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

UAV 탑재중량 확대로 공격무기를 탑재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성과다. 정찰용 UAV에 레이더와 데이터링크 등 1000㎏ 정도의 정찰장비 및 합동직격탄(GBU-38)을 비롯한 공격용 장비 1500㎏을 추가로 장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무인정찰기는 국내에서 개발된 ‘송골매(RQ-101)’와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서처’ ‘스카이락Ⅱ’가 있다. 송골매는 탑재중량이 290㎏으로 유효 운용고도가 1∼2㎞에 불과해 저고도 정찰만 가능하다. 국방부는 지침 개정을 계기로 중고도 이상 무인정찰기 개발에 착수하고 공격무기를 갖춘 다목적 UAV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가 지침 개정과 함께 추진했던 한국형 미사일방어시스템(MD) 업그레이드와 첨단 조기경보체제 도입은 다소 지연되게 됐다. 미국의 첨단 MD 무기인 ‘패트리엇3’와 조기경보기 도입 문제가 한·미 당국 간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7일 “(북한에 대한) 타격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 독자적 방어체계가 부족해 앞으로 정보능력 향상에 충분한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