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朴 인사스타일 문제 도출… “친박 헤게모니 싸움” 시각도
입력 2012-10-07 21:01
“박근혜 후보가 자기 오른팔을 잘라낸 것이다.”
친박계 강석훈 의원이 7일 최경환 비서실장의 사퇴를 두고 한 말이다. 박 후보나 최 실장이나 사퇴 결정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대체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대선을 불과 73일 앞두고 왜 이런 사태를 맞게 된 것일까.
후보 주변의 헤게모니 다툼이란 해석도 있지만 박 후보의 인사 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2007년 경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최 실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최측근’은 아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고 온 뒤 박 후보의 대선 준비를 도맡으면서 확실히 친박계 핵심인사로 자리매김했다. 4·11 총선 당시 그가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견제가 심했지만 박 후보는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기며 신임을 재확인했다. 최 실장은 여러 라인의 보고와 정보를 취합해 박 후보에게 전달하고 확인받는 역할을 해 왔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측근들은 ‘집요한 전달자’라고 부를 정도로 그가 박 후보에게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말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한 번 보고했다 거절당하면 그만 두는 여타 의원들과 달리 최 실장은 두 번, 세 번씩 찾아가 후보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을 문제 삼는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후보를 위해 뛴 것은 맞지만 그의 전략이나 방향이 시대정신에 어긋났던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그가 박 후보의 귀를 막은 장본인이었다고 비판한다. 과거사 논란을 비롯해 인재 영입 과정에서 박 후보와 선대위가 삐끗하는 모습을 보이자 다양한 경로에서 ‘후보가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는 보고가 올라갔다고 한다.
결국 후보의 폐쇄적인 인사 스타일과 선대위 운영 방식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박 후보는 그동안 오픈된 상태에서 참모들과 스스럼없이 의견을 교환하기보다 1대1로 보고 받는 식으로 선대위를 운영해 왔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의원이나 참모 개인이 1대1로 후보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주변에서 후보에게 다른 입장을 밝혔다가 싫은 소리를 들을까 봐 알아서 맞춰온 결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