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당내 거센 인적쇄신 요구받는 朴… 최측근 최경환 자르기 ‘강수’

입력 2012-10-07 20:55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최측근인 최경환 비서실장이 7일 사퇴했다. 최 실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후보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가슴 깊이 사죄드리면서 그 모든 책임을 제가 안고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제가 물러나는 것으로 당내 불화와 갈등을 끝내 주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최근 친박(親朴·친박근혜)계 2선 후퇴 대상으로 거론된 최 실장이 물러남에 따라 지도부 총사퇴 요구와 전면 쇄신론 분출로 표면화된 당내 갈등이 수습될지 주목된다.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박 후보가 당내 화합을 위해 최 실장을 경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을 쉽게 바꾸지 않는 박 후보지만 친박 측근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방치할 경우 분란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전국의사가족대회가 열린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실장의) 충정을 존중한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있고 화합으로 가야 하는 마당에 비난할 것이 아니라 각자 내 자리에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를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 실장 사퇴로 인적 쇄신을 매듭짓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인적 쇄신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 총사퇴 요구도 여전한 상황이다. 친박 2선 후퇴론을 처음 제기했던 남경필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어려운 결정을 했으나 한두 명 특정인의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다.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담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 후보에게) 나와 이한구 원내대표 중에서 선택하라고 했다”며 경제민주화 추진에 소극적인 이 원내대표의 경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 문제로 원내대표한테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서병수 총장도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 “우리 거취 문제는 필요하면 어떤 결정을 해도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선대위도 구성되지 않은 마당에 자꾸 안에서 이렇게 흔드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 입당에 강하게 반발했던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 외부 인사 영입 갈등이 끝날지도 미지수다. 안 위원장은 6일 특위 위원들과의 긴급 회동에서 “한 전 고문이 대통합위원장으로 들어오면 내가 같이 가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후보는 “(한 전 고문이)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어서 그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해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초 발표될 중앙선대위 추가 인선 내용이 당내 갈등의 확산이냐 수습이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 후보는 6일 정몽준 전 대표를 만나 선대위 공동위원장 또는 의장을 제안했으나 정 전 대표는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중 기자, 고양=유성열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