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30… 롬니, 오바마 턱밑 추격

입력 2012-10-07 19:04


7일(현지시간)로 미국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합주에서의 우세를 무기로 승세를 굳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제1차 대선 토론회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완승, 9월 실업률 급락 등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리는 돌출변수가 잇따르면서 선거 판세의 유동성이 한층 높아졌다.

◇보수층 “실업 통계 못 믿겠다”=수세에 몰렸던 오바마 대통령은 5일 9월 실업률이 8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7.8%로 나타나자 크게 고무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롬니가 대선 행보에 나설 때부터 오바마의 실정을 비판하는 단골 소재가 8%대 실업률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로 롬니는 주요한 공격 소재를 빼앗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의 “미국 실업률 통계 조작” 발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웰치는 트위터에 “7.8%는 믿기 어려운 수치”라면서 “토론이 안 되니 숫자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카고 출신들은 무슨 짓이든지 한다”고 덧붙였다. 시카고는 오바마가 상원의원을 지낸 정치적 고향이다.

앨런 크루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 “바보 같은 얘기”라면서 “공화당이든 민주당 행정부든 전문가들이 매달 똑같은 방법을 사용해 발표하는 통계”라고 비난했다.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은 CNBC와의 회견에서 “모욕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롬니, 중도로 한클릭=예상 밖의 실업률 급락으로 주춤하긴 했지만 달라진 롬니의 반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롬니는 대선토론회에서 ‘5조 달러 감세’가 자신의 공약이 아니고, 규제는 필수불가결하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 변화는 토론회를 위한 ‘수사(rhetoric)’가 아니라 정치적 입지를 강경보수에서 중도 쪽으로 이동하는 전략 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롬니가 유세장에서 했던 말을 부인한다며 ‘정직하지 못하다’고 밀어붙이는 대응은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측의 대응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오바마가 체류 연장토록한 청년 불법 체류자들을 자신이 집권하면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롬니의 발언도 온건중도 노선으로 이동하는 증거라면서 이런 행보에는 보수 공화당원들이 어떻든 롬니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선토론회에서 롬니의 완승 영향으로 롬니가 오바마를 바짝 추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후보별 전국 평균 지지율 조사(9월 29∼10월 5일)에서 롬니는 46%로 오바마(49%)를 3%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전날 격차는 5% 포인트(50%대 45%), 전전날 격차는 4% 포인트(49%대 45%)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